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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캥거루족 늘어나는 진짜 이유 5가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캥거루족’은 더 이상 특이한 현상이 아닙니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자립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성인 자녀들을 일컫는 이 용어는, 이제 많은 2030 세대의 삶을 설명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철없는 청년'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는, 이 현상이 단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구조적·사회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캥거루족이 증가하는 근본적인 이유 5가지를 중심으로, 왜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자립 대신 부모와의 동거를 선택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용 불안정과 저소득 구조

    청년들이 자립하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고용 불안정’입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약 8%에 달하며,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취업준비생’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 구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 실업 청년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설령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파견직, 프리랜서 등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직종이 많아 장기적인 자립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초봉 또한 낮은 편이어서, 독립 이후 필수로 드는 주거비, 생활비, 통신비 등을 감당하기엔 벅찹니다. 결국 많은 청년들이 '당장의 생계'를 위해 독립보다는 부모와 함께 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2. 치솟는 전월세 및 주거비 부담

    청년 자립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바로 주거비입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와 월세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으며, 월세 60만 원 시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세보증금 수억 원은 물론, 보증금이 낮은 원룸조차 월세가 부담스러워 독립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벽처럼 느껴집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청년 전세자금 대출이나 주거비 지원 정책도 있지만, 자격 요건이 까다롭거나 공급 물량이 부족하여 체감 효과는 낮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월세 내고 사느니 차라리 집에서 돈 모으자’는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주거비를 절감하고, 그 대신 저축하거나 부채를 갚으려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인 셈입니다.

    3. 학자금 대출과 신용 부채의 압박

    대학 등록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많은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 없이는 대학생활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인 학자금 대출 상환액은 약 1천만원 이상이며, 졸업과 동시에 원리금 상환이 시작됩니다. 여기에 생활비를 위한 소액 대출, 신용카드 사용, 분할 결제 등으로 인해 부채가 누적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졸업과 동시에 부채의 늪에 빠진 청년들은 독립은커녕 매달 찾아오는 이자 상환과 생활비 마련에 급급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자립을 하기 위해선 일정한 자산과 소득이 필요하지만, 시작부터 마이너스인 청년들에게는 독립이 아닌 '부모 집으로의 복귀'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됩니다. 부채는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4. 가족문화의 변화와 부모의 수용성

    이전 세대와 달리, 현재의 부모들은 자녀의 동거에 대해 비교적 관대합니다. 과거에는 성인이 되면 당연히 독립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지만, 현재는 부모 스스로도 자녀의 현실을 이해하며 ‘함께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외동자녀나 늦둥이 자녀를 둔 부모는 더더욱 이들과의 동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부모 세대는 ‘가족 간에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정서적 가치관이 강하기 때문에, 자녀가 집에 머무는 것을 부담보다는 당연한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자녀의 동거를 문제시하지 않고 적극 수용하는 부모의 태도는, 청년들이 독립 대신 동거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 중 하나입니다.

    5. 불확실한 미래와 사회적 불안감

    현대 사회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청년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래 직업의 안정성, 결혼 및 출산 계획, 주택 구매 가능성, 노후 준비 등 삶의 모든 영역이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죠. 과거처럼 ‘일단 독립하고 결혼하고 집 사면 된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지금, 청년들은 삶의 여러 선택지 앞에서 신중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립을 미루고 현재의 안정을 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독립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며 미래를 준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 바로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또 다른 배경입니다.

    결론적으로, 캥거루족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의존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은 사회 구조적 문제, 제도적 미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자립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고용 안정성 강화, 주거비 완화 정책, 학자금 대출 경감, 실질적 사회 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종합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청년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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